AI 더빙과 목소리 복제, 법적으로 괜찮을까? 인공지능기본법, 퍼블리시티권, 유튜브 정책 정리

내 목소리로 AI 더빙해도 될까? 다른 사람 영상은? 2026년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 부정경쟁방지법 퍼블리시티권, 유튜브 AI 공개 정책을 상황별로 정리했습니다.

AI 더빙으로 한국어 영상을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로 바꾸는 일이 몇 분이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외 채널을 열려고 하면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내 목소리를 AI로 복제해도 괜찮을까? 다른 사람이 나오는 영상은? 해외 유튜버 영상을 한국어로 더빙해서 올려도 될까? AI로 만들었다고 꼭 표시해야 할까?

2026년 1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이 질문들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더빙과 목소리 복제에 관련된 국내 법과 유튜브 정책을 상황별로 정리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1. 내 영상을 내 목소리로 더빙하는 경우

가장 흔하고 가장 안전한 경우입니다. 내가 만든 영상을, 내 목소리를 복제해서 다른 언어로 AI 더빙하는 것은 내 저작물과 내 목소리를 내가 쓰는 것이므로 국내법상 특별히 문제 될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유튜브도 이 경우를 명확히 다룹니다. 유튜브 고객센터의 생성형 AI 공개 정책은 음성 해설이나 더빙을 위해 자신의 음성을 복제하는 것을 'AI 사용' 공개가 필요 없는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자막 제작이나 음성 복원도 같은 목록에 있습니다.

다만 영상에 다른 출연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게스트나 공동 진행자의 목소리까지 복제해 더빙하려면, 그 사람에게 미리 동의를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다음 섹션에서 설명합니다.

2.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경우: 퍼블리시티권

먼저 알아 둘 점이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 자체는 저작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의 목소리를 흉내 내거나 복제한다고 해서 곧바로 저작권 침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문제가 되는 것은 퍼블리시티권, 즉 이름, 얼굴, 목소리처럼 그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상업적으로 쓸 권리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타목

한국은 2021년 개정(법률 제18548호)으로 부정경쟁방지법에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금지하는 조항을 새로 넣었고, 이 조항은 2022년 6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호 대상: 국내에 널리 알려지고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사람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

  • 금지 행위: 이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어긋나게,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해 그 사람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

  • 구제 수단: 금지 청구, 손해배상, 시정 권고 등

즉, 유명인의 목소리를 AI로 복제해 광고나 수익 영상에 쓰면 이 조항에 걸릴 수 있습니다. 법문에 '음성'이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유명하지 않은 사람은?

이 조항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사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의 목소리는 보호 범위가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명세와 관계없이 모든 개인이 자신의 성명, 초상, 음성의 상업적 이용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인격표지영리권'을 민법에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해서 일반인 출연자의 목소리를 마음대로 복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초상권이나 인격권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출연자 목소리를 복제할 때는 서면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3. 다른 사람의 영상을 번역·더빙하는 경우: 저작권

목소리와 별개로, 영상 자체에는 저작권이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원저작물을 번역, 편곡, 각색 등의 방법으로 만든 창작물을 2차적저작물로 보고, 이를 작성하고 이용할 권리를 원저작자에게 줍니다.

따라서 해외 유튜버의 영상을 한국어로 더빙하거나 자막을 입혀 내 채널에 올리는 것은, 원저작자의 허락이 없다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번역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영상은 유튜브 저작권 신고(Content ID 또는 삭제 요청)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황

필요한 것

내 영상을 내 목소리로 더빙

별도 허락 불필요

내 영상에 나온 게스트 목소리까지 복제

해당 출연자의 동의

다른 사람의 영상을 번역·더빙해서 업로드

원저작자의 허락 (번역·재업로드 권한)

유명인 목소리를 복제해 수익 콘텐츠에 사용

본인의 허락 없이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위험

해외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그 사람의 영상을 한국어로 현지화해 주는 경우라면, 번역본을 어디에 올릴지(원작자 채널의 다국어 오디오 트랙인지, 별도 채널인지)와 수익 배분까지 미리 합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4. 인공지능기본법: AI 더빙에 'AI 생성' 표시를 해야 할까?

인공지능기본법과 시행령은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관련 있는 부분은 제31조의 투명성 확보 의무입니다.

조항

내용

제31조 제1항

고영향 AI나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라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미리 고지

제31조 제2항

생성형 AI 결과물이 AI로 생성되었다는 사실을 표시

제31조 제3항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영상(딥페이크)은 사람이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고지 또는 표시

누가 의무를 지나?

핵심은 의무 주체가 인공지능사업자라는 점입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자와, 그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 시행과 함께 공개한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에서 AI를 업무나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는 이용자는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AI 더빙 도구로 자기 영상을 현지화하는 크리에이터는 원칙적으로 이 법의 직접적인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닙니다. 반대로 AI 더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서비스 화면이나 이용약관에서 생성형 AI 기반임을 알리고, 결과물에 표시를 하는 등의 의무를 집니다.

그래도 알아 둘 점

  • 계도기간: 정부는 시행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의 계도기간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세부 운영은 앞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 딥페이크는 특히 엄격: 실제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이는 콘텐츠는 법적으로도, 플랫폼 정책상으로도 가장 민감한 영역입니다.

  • 의무 대상이 아니어도 표시는 손해가 아님: 시청자 신뢰 측면에서는 AI 더빙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설명란에 한 줄 적어 두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유튜브의 'AI 사용' 공개 정책

국내법과 별개로, 유튜브는 자체 정책으로 크리에이터에게 AI 사용 공개를 요구합니다. 실제와 분간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AI로 만들었거나 유의미하게 바꿨다면, 업로드할 때 YouTube 스튜디오의 '속성' 섹션에서 'AI 사용' 항목을 예로 선택해야 합니다.

공개가 필요 없는 예

공개가 필요한 예

음성 해설이나 더빙을 위해 자신의 음성 복제

실제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듦

자막 제작

다른 사람이 실제로 하지 않은 조언을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듦

음성·오디오 복원, 화질 개선

실제 사건이나 장소의 영상을 변경

스크립트, 썸네일, 제목 작성 보조

AI 생성 음악이 영상의 중심인 경우

AI 더빙에 적용해 보면 이렇습니다. 내 영상을 내 목소리로 더빙했다면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개가 필요한 것은 실제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동의를 받은 게스트의 실제 발언을 다른 언어로 충실하게 옮기는 경우는 유튜브 예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판단이 애매하다면 '예'를 선택해도 괜찮습니다. 공개해도 수익 창출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더 알아 둘 점이 있습니다.

  • 공개해도 시청자층이 제한되거나 수익 창출 자격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유튜브는 밝히고 있습니다.

  • 유튜브는 자체 AI 도구로 만든 콘텐츠, C2PA 메타데이터가 포함된 콘텐츠, 내부 시스템이 감지한 콘텐츠에 라벨을 자동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 공개가 필요한데 계속 거부하면 라벨이 강제로 붙거나, 콘텐츠 삭제,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정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은 유튜브 영상 번역기에서 링크만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AI 더빙 전 체크리스트

영상을 다른 언어로 더빙하기 전에 아래 항목을 확인해 보세요.

  1. 영상의 저작권은 나에게 있나? 다른 사람의 영상이라면 번역·재업로드 허락을 먼저 받으세요.

  2. 복제할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내 목소리라면 문제없고, 게스트나 공동 진행자의 목소리라면 서면 동의를 받으세요.

  3. 유명인의 목소리나 말투를 흉내 내지는 않나? 수익 콘텐츠라면 퍼블리시티권 침해 위험이 있습니다.

  4. 실제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다면 유튜브 'AI 사용' 공개가 필요하고, 애초에 만들지 않는 편이 안전한 경우도 많습니다.

  5. 설명란에 AI 더빙 사용 사실을 적었나? 의무가 아니어도 시청자 신뢰에 도움이 됩니다.

  6. 번역 품질은 확인했나? 법적 문제와 별개로, 어색한 말투나 맞지 않는 타이밍은 채널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한국어 말투 문제는 존댓말과 반말 가이드를, 타이밍 문제는 AI 더빙이 원본보다 길어지는 이유를 참고하세요.

내 영상을 내 목소리로 현지화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정책상으로도 가장 깔끔한 방법입니다. 짧은 클립으로 AI 더빙을 먼저 해 보고, 결과물을 위 체크리스트로 점검해 보세요.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공개된 법령과 정책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법령과 플랫폼 정책은 바뀔 수 있으므로, 중요한 결정 전에는 최신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참고 자료

  1.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및 시행령 (2026년 1월 22일 시행), 제31조.

  2. 법무법인 세종(신김), 인공지능 기본법과 콘텐츠 산업: 투명성 확보 의무를 중심으로 (2026년 2월).

  3. 경북매일, AI 기본법 본격 시행, 국가AI전략위 법정기구로 격상 (2026년 1월 21일, 과기정통부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 관련).

  4.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타목 (법률 제18548호).

  5. 법률신문, 개정 부정경쟁방지법 주요 내용 (2021년 11월).

  6. 한경비즈니스, AI 커버곡을 둘러싼 법적 쟁점.

  7. YouTube 고객센터, 생성형 AI 콘텐츠 사용 공개.